귀촉도 / 서정주

추교서 2021. 11. 22. 16:01

歸蜀道

 

눈물 아롱아롱

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

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리

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임의

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리

 

신이나 삼아줄 걸, 슬픈 사연의

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

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

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걸

 

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

구비구비 은핫물 목이 젖은 새

차마 아니 솟는 가는 눈이 감겨서

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

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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